VI 광야 생활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5천여 년에 걸친 역사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지상에서 사라질 만큼의 큰 위기를 맞은 것이 여섯 차례나 있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시련이 닥칠 때마다 번번이 살아남았고, 새로운 도전을 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유대민족을 식민지로 삼고 박해하였던 앗시리아도, 바벨론도, 로마도 사라져 갔다. 그들을 지상에서 멸절시키겠노라고 학살을 감행하였던 히틀러의 나치도 사라지고 그들을 규탄하던 공산체제도 붕괴되었다.
위기를 만날 때마다 그들은 힘이 아닌 사상으로, 정신으로 기적처럼 극복하여 살아남았다. 유대인은 1200만 명 남짓하다. 세계 60억 인구의 0.2% 정도이다.
그러나 역대 노벨상 수상자의 삼분의 일을 유대인들이 차지하고 있다.
인류 역사 전체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큰 업적을 남긴 유대인들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합리주의 철학과 근대과학의 길을 연 스피노자, 자본론을 저술하여 공산주의를 일으킨 칼 마르크스, 이론물리학의 아인슈타인, 진화론의 찰스 다윈, 심리학의 프로이드 등 이들의 영향을 빼고는 현대를 논할 수 없다.
유대 민족은 그들의 경전인 ‘구약성서’와 그들의 생활지침서 격인 ‘ 탈무드’를 중심으로 그들의 역사를 이어왔다.
구약성서와 탈무드로부터 그들이 체득한 사상과 신념의 주제가 무엇일까?
유대인 사상가인 마르틴 부버는 그 주제를 ‘신과 인간의 관계’ 라 설명하였다. 그들은 구약성서의 관점에서 역사를 다음같이 이해하였다.
“신은 역사 창조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인간에게 선택의 자유, 행동의 자유를 주었다. 그 결과가 성공의 역사이든 실패의 역사이든 인간은 자신들의 선택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신에게 순종하며 의지할 수도 있고 신에게 불순종하며 배반할 수도 있다. 이러한 신과 인간 사이의 관계, 그것이 바로 역사이다.”
고대의 다신교 사회에서는 신이 인간을 구속하는 시대였다. 그런 시대에 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유대인들의 관점은 인간을 신으로부터 해방시켰던 것이다.
유럽인들조차 이런 종교적 자유에 눈을 뜬 것은 마르틴 루터, 칼빈 등에 이르는 종교개혁 이후에야 가능해진 변혁이었다. 역사와 세계에 대한 이러한 관점이 유대인들을 다른 민족들과 차별화 하는 결과를 가져 왔다.
VII 우리도 광야생활을 하였을까 ?
인류의 긴 역사 속에서 인류는 30개 정도의 문명권을 창조하였다. 그러나 그들 중 대부분은 이미 사라지고 몇몇만이 남아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어찌하여 문명은 등장하고, 성장하며 그리고 쇠퇴의 길을 밟게 되는 것일까?
약소민족 유대는 그들을 지배하였던 막강한 문명들이 사라져 버리는 동안에 살아남아 세계 제일의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은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 된다.
한국인은 제2의 유대인이란 말을 듣고 있다. 이런 평가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먼 옛날 천산산맥을 넘어 타클라마칸사막, 시베리아, 만주벌을 가로지르며 동으로, 동으로 이동하여 왔던 우랄 알타이어족들 중에 한 때는 세계를 제패하였던 몽고족도 있었고 만주족도 있었다. 베링해협을 건너 미국 땅을 차지하였던 아메리칸 인디언들도 있었고 남미의 마야문명과 잉카문명을 창조하였던 부족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지금은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거나 아예 사라져 버렸다. 제대로 된 나라를 꾸리고 세계10위권의 경제 강국이 된 부족은 우리 한민족 밖에 없다.
유대민족이나 우리 한민족이 위대한 가능성을 지닌 민족임을 알 수 있게 된다.
반만년의 역사 속에서 여러 차례나 사라질 위기를 겪었던 우리가 지금은 세계사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강국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자신에게 잠재되어 있는 가능성과 저력에 대하여 자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우리 민족도 우랄알타이에서 동진하는 과정에서 중앙아시아, 타클라마칸사막, 시베리아, 고비사막, 몽고 벌판, 만주의 광야에서 유대인 못지않은 광야 훈련을 받지 않았을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한반도가 가나안이 아닐까?
우리가 앉아있는 바로 이 지점이 신을 벗으라고 하신 거룩한 땅이 아닐까?
(에스겔 22:15~18, 22)
내가 너를 뭇 나라 가운데에 흩으며 각 나라에 헤치고 너의 더러운 것을 네 가운데에서 멸하리라. 네가 자신 때문에 나라들의 목전에서 수치를 당하리니 내가 여호와인 줄 알리라 하셨다 하라.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하여 이르시되 인자야 이스라엘 족속이 내게 찌꺼기가 되었나니 곧 풀무 불 가운데에 있는 놋이나 주석이나 쇠나 납이며 은의 찌꺼기로다.
은이 풀무 불 가운데에서 녹는 것 같이 너희가 그 가운데에서 녹으리니 나 여호와가 분노를 너희 위에 쏟은 줄을 너희가 알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