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R# MTB 용문-속초 도로라이딩
[배준철님 기록]
늦가을이 저물어 겨울이 다가온다.
더 늦기전에 속초를 가려는 휴먼조의 바램이 애타다.
난 지원조를 자청하고
결사항전의 의지로 15명의 알샵 철각들이 신청을 하신다.
트럭한대를 이영규님이 후원해 주시고..
그 트럭에 잔차며 지원물품을 가득싣고..
용문역에 토요일 오전 07시까지 모이기로 한다.
나는 산본에서 이영규님 트럭을 빌려 일행과 함께
하남에서 전준열님 내외분, 박계수님을 모시고
용문역에 7시가 조금 넘어 도착한다.
전철로 두어시간전에 출발한 강창현님, 오제혁님, 정원식님이 이어 도착하고
이미 강박사님과 유정헌사위님, 권미래님이 용문역 주차장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출발전 결의찬 모습의 일행분들..
장인상, 이영규, 강호익, 유정헌
오제혁, 정원식, 전준열
강창현, 강대숙, 오경옥, 김소화, 박계수, 권미례, 정이석 (배준철촬영)
새벽 해가 밝아진 용문역은 스산하게 춥고 쾌청하다.
트럭뒤에 현수막 "자전거여행 차량지원중, 양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을 달고
일행은 최대한 가볍게 몸을 꾸려 길을 아는 정원식님이 무전기와 선두를 맞는다.
용문역을 나와 6번국도를 찾아가는데
첫번째 갈림길에서 원식님이 길을 잘못든다.
차로 도로를 거슬러 앞에서 길일 잘못되었음을 알리고
일행을 다시 유턴시켜 6번국도로 향한다.
용문에서 올라탄 6번국도는 아침나절이라 그런지 한산한다.
물론 경춘고속도로로 분산되는 차량의 효과가 더 큰듯 했다.
일행들은 갓길에서 일렬로 주행하고 나는 맨뒤 차선을 하나 점거하고
깜빡이를 켜고 현수막을 달고 일행의 속도로 달린다.
멀리 뒤에서 따라오는 차량들이 트럭의 깜박임과
현수막의 안내를 읽었는지 아무 저항도 없이
질서정연하게 내 차를 추월하여
앞의 대열을 다지나서 2차로로 들어오곤 한다.
속초가는 잔차일행이 많아서 인지
도로 주행 차량들도 익숙하게
잔차를 멀찍이 피해 추월해 주었다.
운전자들의 따듯한 배려에 감동먹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차량운행 의식수준이 엄청나게 격상되었음을 몸소 체험한다.
전준열님이 솔선하여 앞뒤에서 카메라로 일행을 앞모습을 담아주신다.
하지만, 지원차량을 운전하는 내내
뒷쪽에서 진행되는 차량과 앞에서 진행하는 일행을 번갈아 신경써야 했고..
자잘한 문제 발생시 일행의 안전과 문제해결도 병행해야 했다.
또한, 라이딩 일정조정을 위해
다음번 포인트를 정하는 일도 쉽진 않았다.
그 덕분에 저속으로 속초로 따라가는 차량운전이 지루하지 않았고
오히려 라이딩하는 일행보다 내 몸의 체력이 더 필요할 지경이었다.ㅋ
클린턴고개를 올라서면서 이승상님한테 연락이 온다.
알샵에서 라이딩인데 응원하러 오시겠다고 한다.
뒤에 쏘렌토 한대가 온다.
보아하니 이승상님이시다..
앞서 가시더니 일행분들을 연신 카메라에 담는다.
멀리 고개마루에서 내려서는 오는 모습도 찍어주시고..
잔차를 탄 일행이나 내려서 일행을 담는 이승상님모두 행복해 한다.
먼길 달려와 반겨주신 이승상님께 감사드린다.
며느리 고개에 고개에 다가가자
난 무전으로 우측 구길로 가라로 선두 원식님께 일렀는데
무전기 주파수가 맞지 않아 전달실패..
일행은 그대로 망설이다 터널로 향한다.
며느리 고개길은 짧아서 정상에서 팥죽을 먹을 생각이었다.
다행히 터널을 잘 빠져나와
양지말에 도로가에서 3반장이 준비한 팥죽을 펼쳤다.
엊저녁 탄내가 난다고 내가 투정부렸지만
일행분들은 약 2시간여를 달려서인지
팥죽을 맛나게 드신다.
3반장의 노고가 일행의 피로를 달랬다.
주전자에 물을 끌여 커피믹스 한잔씩도 돌린다.
오전내내 점퍼차림으로 서늘한 라이딩을 했는데
차가워진 몸을 따듯한 커피한잔으로 녹인다.
홍천 검문소 근방을 지나면서 선두인 정원식님 무전이 온다.
앞타이어 펑크라고..
검문소 옆에 일행들은 쉬고
타이어를 확인해 보니
큰 대못인지 타이어에 크게 구멍을 내었다.
타이어도 패치를 하고 튜브도 패치를 하여
재빨리 갈아 넣는다.
펑크패치만 6년째로 꽤 빠른 속도로 갈아치웠다..ㅋ
그사이 짧은 시긴이지만 휴식을 가진 일행들의 얼굴에는 행복감이 묻어난다.
점심을 먹을 두촌면까지는 멀지 않았다.
라이딩템포를 다소 늦추기 위해 삼포휴게소에서 길게 쉬기로 한다.
홍천을 지나 구성포IC에 삼포휴게소에는 휴식차량이 하나 없이 을씨년 스럽다.
넓은 주차장을 우리가 차지하고 휴식을 한다.
점심까지는 아직 시간이 일러 출발을 늦추고..
천천히 느긋하게 출발했으나 그것이 실수였다.
동홍천 IC를 지나면서 교통량이 증가한다.
경춘고속도로에서 쏫아내는 차량의 홍수가 물밀듯이 국도로 들어닥친다.
주말 토요일 정오가까이 서울에서 탈출하여 빠져나온 차들이
이제야 동홍천에서 국도 4차선을 만나게 된 것이다.
백밀러로 보이는 차량의 규모가 좀전 한가한 지역의 두배다.
일행을 보호하기 견제를 시도하는 나의 행동이 두배로 바빠졌다.
그만큼 피로도 점점 밀려온다.
점심을 먹기로한 두촌 황토집까지는 꽤 긴거리였다.
적어도 1시간을 달려야 했고
그 와중에 일행분들중 힘들어 하시는 분들도 나왔다.
차로만 이동하고 있는 나로써는 그런 체력의 한계를 느끼기 어려운 탓이다.
그중 3반장은 흐릿한 눈으로 나에게 구원을 청하였으나
그 손을 뿌리치고 점심밥집으로 향한다.
이제 70키로인데 포기하게 할 순 없기 때문이다.
황토집에 도착하여 따듯한 식당에서 점심을 한다.
옥수수막걸리 두통을 시켰으나 한통만 소진한다.
막걸리 녀석이 제법 용량이 두둑하다.
두통을 먹었다면 우리의 애주가 몇분들은 미시령을 못넘었을 것이다.
인제로 향하는 길은 더욱 고속도로화 되어 있다.
길게 뻗은 직선의 국도가 일행을 더 진빠지게 하진 않는지..
터널로는 마지막인 군축령의 긴터널을 무사히 지난다.
차량의 소통량 증가와 더불어
일행들도 터널의 트라우마가 어떤것인지 생생했을 것이다.
그나마 내가 길을 막고
소음을 한차선 넘어 빚겨가게 해줘서 탈은 덜했지 싶다.
인제 수변공원위에 자리잡은 합강정 휴게소에서 내가 먼저 들어선다.
다가오는 일행을 동영상에 담았다.
참으로 늠름하고 씩씩하게 먼길을 달려오신 분들..
내가 가슴이 뿌듯하고 기쁘다.
준비해간 사과를 꺼내에 반씩 나누고
날로 먹었다. 달작찌근한 사과의 감칠맛이 나의 피로도 달래준다.
라이딩이 뒤로 갈수록 달고 시원한 것이 모두 그리울 것이다.
전준열님의 열성적인 권유로 기념사진 한장씩을 찍는다.
이제 미시령까지는 대략 30키로정도 남았다.
멀지 않은 길임을 일행에게 알려드리니 모두 얼굴에 화색이 감돈다.
장웬선수한데 전화가 왔다.
우리에게 오고 있다고 한다.
합강정을 지나는데 코란도 한대가 뒤에 붙는다.
웬선수가 잔차타고 오는 줄 알았는데 차가지고 온것..
앞서가서 일행에게 인사하라고 부탁하니
인제부근에서 기다리다 사진을 찍고 있다.
고된 라이딩중 만나는 일행은 반가운 정도가 깊고 깊다.
웬선수의 얼굴을 보면서 일행은 기쁨으로 피로를 다시 희석시킨다.
한계삼거리를 지나 좌회전한다.
난 좌회전 차선을 막고 뒤에 진행하는 차량을 막는다.
일행은 기를쓰고 좌회전차선을 넘어 좌회전 길로 들어선다.
한계삼거리부터 구 도로로 진입해야 한다.
새로난 한계터널구간은 잔차통행금지지역..
인제군에서는 구도로에 친절하게 잔차를 위한 표식을 아끼지 않았다.
도로도 새로이 포장을 했는지 계곡과 단풍과 길의 두렷함으로 감탄사를 자아낸다.
차량없이 한가로운 우회로를 일행은 즐기며 통과한다.
오늘 라이딩중 가장 아름다운 길이다.
커다른 계곡 수로를 따라 서늘한 설악의 기운이 계곡전체를 압도한다.
더이상 붉을 수 없는 단풍숲 사이로 일행을 빨려들 듯 진행한다.
십이선녀탕을 지나면서 아까 뒷바퀴가 주저앉았던
박계수님 타이어가 다시 주저앉는다.
길가운데서 다시 펌프질을 하고..
백담사입구에 휴식중에 펑크를 때운다.
호찌키스알이 박혀 있고 알의 등은 잘려 있어
마치 짧은 쇠바늘모양으로 쇠핀이 두개 나란히 박혀 있다.
준비해간 노스플라이어로 당겨 뽑았다.
패치신공을 발휘해 순식간에 조치한다.
이제 남은것은 미시령으로 오르는 마지막 구간이다.
지금까지 평지를 달렸다면
본격적으로 점점 경사를 더해가는 구간이 시작된다.
본격적인 미시령 업힐구간 3키로 전에
마치 계단을 오르듯 도로의 경사는 점점 기울기를 더한다.
용대삼거리를 지나 계곡의 깊은 곳에 이르러
미시령 우회로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차량도 헤어핀이 많아진 미시령구간에서
정체도 더해갔었다.
급한 헤어핀구간에서 자기 속도를 주체하지 못한 차량이
내 꽁무니에서 급정거 하는 모습이 아찔하다.
다행히 금새 미시령 구도로로 나설 수 있었다.
미시령 마지막 업힐에서 전열을 가다듬고..
3반장은 이글거리는 눈으로 파워젤을 씹는다..
바람은 미시령을 허락하지 않으려 세차게 내리치고
그 속을 뚧고 15명의 라이더는 가파른 도로를 오른다.
참 그 용감무쌍한 알샵분들의 호기에 넋을 놓았다.
오르는 도중 홍천의 앞타이어에 이어
앞에서 고군분투해준 정원식님의 뒷타이어도 주저앉는다.
이번에는 옆이 면도날처럼 터져버렸다.
패치로만 진행하기 어려워 천원짜리 하나 덧대어 본다.
경험상 아무리 큰 펑크도 천원짜리 하나면 족했다.
트럭도 미시령 오르막에 호락하진 않다.
악셀을 밟고 기어를 겨우 밀어
거친 매연을 뿜으며 올라야 했다.
오르는 일행에게 미안하기 그지 없다.
미시령 정상부의 모습
정상에 도착하여 카메라를 꺼내어
마지막에 환호하는 아름다운 도전을 사진에 담는다.
이영규님..
장인상님..
3반장
강대숙님..
권미래님..
강박사님..
오경옥님, 정원식님, 전준열님..
미시령정상의 모습
정상 인증샷..
속초방향을 바라본 미시령 전경
미시령 정상은 바람이 세차다
일행은 감흥에 젖어 추운줄 모른다.
먼저 올라와 물끓여 놓고 커피를 타주는 장웬선수의 손길이 바쁘고 고맙다.
속초에서 저녁이라도 들고 가라며 인사도 못하고 내려가는데..
웬선수는 미시령이 위수지역경계라 결국 전화로 아쉽게 이별을 고해야 했다.
강창현님이 사조리조트를 찍은 아이폰 네비를 선두로
일행은 어둠의 내림과 딴힐의 내림을 같이 경험한다.
5시를 기점으로 미시령정상부터 어둠은 속초로 쏫아내린다.
그 어둠의 끝에 닿지 않기위해 일행은 밑으로 밑으로 달리고..
나는 그 뒤를 밝힌다.
사조리조트에 도착하니 이미 어둠은 내렸지만 우리의 맘은 환희로 밝았다.
잔차를 트럭에 가지런히 쌓고 포장을 한다.
포장이 여려 도둑이 걱정되었다.
리조트 뒤 한적한 곳에 차를 주차한다.
일행은 너무 힘을 소진하여 저녁은 뜬금없는 중식으로 대치한다.
원래 먹으려던 회는 피로로 인해 맘에서 멀어졌다.
먼저 속초에서 오신 김춘영님의 맛깔스런 아바이순대와
이어 들어오는 중국요리의 향연으로 든든한 저녁을 먹었고
준비해간 알콜들의 취기를 빌어
지금까지 단단히 붙들어온 내 정신을 놓을 수 있었다.
트럭에서 이불을 가지고 자고 있는데..
강박사님이 친히 내려오셔서 나를 콘도로 인도해 주신다.
잔차가 걱정되어서 그냥 방에서 잘수가 없었는데
그 노고를 박사님께서 피하게 해주셨다.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아침은 맑았다.
어제의 길고 길었던 하루와
일행의 행복했던 저녁 파티에 절로 기분이 흥겹다.
돌아갈 용문역을 향해 채비를 하고..
트럭에는 세명, 김춘영님 차에 7명이 타고
알샵으로 복귀한다.
알샵에는 점심무렵에 도착하여 교장님 내외분께 속초라이딩 무사귀환 보고드리고
점심식사를 한 후 교장님이 알샵차로 인원을 분산하여
용문역까지 배웅해 주셨다..
돌아오는 길이 일러서 인지
차량은 많지 않고 길은 수월했다.
하루하고 반나절의 일이었지만..
며칠을 보낸 듯한 밀도있는 시간들이었다.
행복하고 단단한 도전의 시간들이었다.
알샵 일행분들의 일기장에 한줄씩 "속초라이딩"에 대한 에피소드가 마무리 되는 순간이다.
아무 사고없이 무사히 속초를 다녀오신 알샵분들
애쓰셨고 고생많으셨습니다.
추운 겨울에 따듯한 곳에서 지난 라이딩이야기로 지새울 그날을 기다립니다.
총무역할에 고생해주신 번짱 박계수님
차량을 선뜻 내주시고 숙박지까지 따듯히 배려해주신 이영규님 내외분.
그외 묵묵히 라이딩의 완성을 위해 묵묵히 노력하고 헌신하신 모든분들과
투정쟁이 속초라이딩 완주자 3반장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PS :
약 25키로를 기준으로 휴식과 식사를 반복하였고
향후 라이딩할 맴버분들의 안녕을 위해 라이딩 정보를 데이타화 해보았다.
휴식을 했던 곳과 진행상황을 간략하게 요약
1. 출발 용문역 (07:50)
2. 비룡휴게소 (09:00, 간식)
- 클린턴 휴게소 지나 이승상님 차량신공을 발휘 인물사진 광촬영해주심.
3. 양지말 화로구이 근방 도로변 : 간식(09:50, 팥죽, 커피)
- 중간 홍천검문소에서 정원식님 앞타이어 펑크(10:30, 대못인듯.. 타이어와 튜브패치)
4. 동홍천 삼포휴게소 (11:26, 사과등)
5. 두촌면 황토집 (12:30분경 점심식사, 청국장 보리밥, 옥수수막걸리(?))
- 눈이풀린 3반장을 차에 태울지 심각하게 고민하였음..ㅎ
6. 인제 합강정휴게소 (14:16, 사과 등 과일)
- 십이선녀탕 부근에서 박계수님 타이어 에어보충
- 백담사 입구에서 박계수님 타이어 패치(호찌알 박힘, 튜브패치)
7. 백담사입구 (15:30, 바나나 등 과일)
- 중간 미시령업힐중 정원식님 뒷타이어 펑크
(옆타이어 날카루운 것에 좌악 찟어짐, 타이어패치, 1천원짜리 덧대고, 튜브는 교체)
8. 미시령업힐 입구 (16:16, 휴식)
9. 미시령정상 (16:55, 커피, 제공해준 이장웬선수 감사)
- 전준열님이 시속 70키로를 돌파하신 구간..
10. 사조리조트 (17:50, 해떨어진 직후 도착..^^)
11. 용문역팀은 잔차를 모두 트럭에 실어 덮개덮음(나머지 분들은 콘도에 직접보관)
12. 저녁 회식후 전준열님 내외분 버스로 상경
13. 담날새벽 잔차 3인방(강창현, 정원식, 오제혁님) 고속터미널로 직접 잔차이동후 상경
14. 남은 일행 담날아침 준비해간 컵라면과 햇반으로 조식
15. 트럭에 잔차와 짐싣고 세명타고, 김춘영님 차에 7명타고 복귀
<향후 라이딩시 염두할 점>
- 초반 템포를 빨리하여 인제부근(80키로 지점)에서 12시경 점심식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
- 인원은 15명 이내이어야 차량한대로 커버 및 지원이 가능. 그이상인 경우 15명단위 차량 추가
- 차량뒤 안전운전 현수막은 반드시 게시필요
- 미시령에는 최소 4시반이전에 도착해야함(11월초 기준)
- 동홍천 IC지나면 차량의 소통량이 2배로 증가함에 지원차량은 유의